“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지브리의 유언장 같은 걸작
지브리 스튜디오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철학적인 제목. 이 세 단어만으로도 이미 기대치를 치솟게 만드는 작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 이건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하야오가 남긴 마지막 질문이자,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물음이다.
줄거리 – 환상의 세계를 건너는 소년
2차 세계대전 중, 어머니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긴 11살 소년 마히토. 그는 새어머니와 함께 시골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기묘한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난다.
“어머니는 살아있다. 다른 세계에 있다.”
왜가리의 말을 믿고 따라간 마히토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그곳은 죽음과 삶, 기억과 망각, 인간과 영혼이 혼재된 신비로운 세계. 마히토는 그곳에서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마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
감상 – 가장 개인적인, 가장 철학적인 지브리
이 영화는 스토리가 친절하지 않다. 기승전결보다는 상징과 감정, 이미지와 감각으로 이루어진 시적 구성. 어떤 장면은 꿈처럼 아름답고, 어떤 장면은 낯설고 두렵다. 그런데 그게… 너무 지브리답다.
“살아간다는 건, 모순 속에서 스스로 길을 만드는 것”
하야오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에게 체험하게 한다. 전쟁이라는 재난 속에서도 어떻게 인간은 삶을 선택하고, 고통을 견디고, 사랑을 기억하는지를.
관전 포인트
- 왜가리 캐릭터의 미친 존재감 – 귀엽고, 징그럽고, 신이다
- 지브리 특유의 ‘동화적인 불안’ – 어린 왕자 + 센과 치히로의 믹스
- 가장 사적인 미야자키 – 실제로 하야오 감독의 어머니와 손자가 모티브
- 엔딩은 해석의 영역 – 감정과 질문만이 남는다
총평 – 삶의 미로 속, 한 줄기 빛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정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마히토와 함께 그 질문을 고민하게 만들고, 지브리가 늘 그래왔듯 따뜻한 상상력으로 그 여정을 감싸준다.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질문에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이다.